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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지금까지는 없던 신박한 한국 영화 파묘 후기

by 이제는 2025. 6. 30.

 

지금까지는 없던 신박한 한국 영화 파묘 후기

1. 줄거리

파묘는 2024년 개봉해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한국 미스터리 호러 영화입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로 독창적인 공포를 보여주었던 장재현 감독이 이번에도 한국적 소재를 중심에 두어 신선한 긴장감을 선사했습니다. 영화는 한 부유한 가문에서 일어나는 불길한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가문의 후계자가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고, 잇따라 일어나는 사고로 가족들은 극도의 공포와 불안에 빠집니다. 결국 이 모든 불운이 조상의 묘에서 비롯된 저주 때문이라는 결론에 다다른 가족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파묘를 결심하게 됩니다. 이들은 저명한 풍수사 ‘상덕’(최민식)을 찾아가 자문을 구합니다. 상덕은 오랫동안 묘의 기운을 연구해 온 인물로, 문제의 묘를 살펴본 뒤 “이곳은 단순히 좋지 않은 터가 아니라, 반드시 봉인되어야 했던 곳”이라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가문은 더 이상 불운을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하고, 그의 경고를 무시한 채 파묘 의식을 진행하기로 합니다. 상덕은 무당 ‘화림’(김고은), 제관 ‘영근’(유해진), 그리고 젊은 장의사 ‘봉길’(이도현)과 함께 산속 깊은 곳에 묻힌 고분을 파내기 위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의식이 점차 진행되면서 그들은 설명하기 어려운 기이한 현상과 마주하게 되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공포가 서서히 드러납니다. 그리고 마치 무언가가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금기의 봉인이 풀리자 묘의 저주는 현실이 되어 모두의 삶을 뒤흔들기 시작합니다. 이 파묘가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목숨을 건 싸움이 되어버리면서, 인물들은 각자의 신념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점점 극한의 선택으로 몰리게 됩니다.

2. 인상적인 부분

이 영화에서 특히 인상적인 점은 공포의 뿌리를 한국의 풍수와 무속 신앙에 두었다는 것입니다. 흔히 호러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서양식 귀신이나 악령이 아니라, 한국적 전통에 뿌리내린 금기가 공포의 중심에 자리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굉장히 신선하면서도 관객마다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어떤 관객은 “이토록 사실적이고 한국적인 공포를 본 적이 없다”며 신선하다고 평가했고, 다른 이들은 “풍수나 무속의 설정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고 과장됐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영화가 단순한 공포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욕망과 탐욕을 주요한 이야기의 축으로 삼았다는 부분입니다. 가문이 저주를 막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결국 자신들의 이익과 권력을 지키기 위한 것임이 드러나면서, 이 이야기가 공포를 넘어선 풍자처럼 다가옵니다. 마지막 결말에서도 “무엇을 믿어야 하고, 어디까지 손대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아, 극장을 나오고 나서도 한동안 기분이 묘하게 무거워졌습니다.

3. 감상평

파묘를 보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한국적인 이야기의 힘이 이렇게 생생하게 공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놀라움이었습니다. 귀신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순간적인 놀람이 아니라, 터와 금기를 침범했다는 두려움이 서서히 스며들어 뒷맛이 오랫동안 남았습니다. 영화가 내내 던지는 메시지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경외와 두려움”이었습니다. 최민식과 김고은의 연기는 극의 긴장을 놓치지 않게 해주었고, 유해진과 이도현도 각자의 역할에서 현실적인 공포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습니다.
특히 묘를 파내는 장면들은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인간이 절대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허물어버리는 상징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제 모든 것이 끝났을까?’ 하는 불안함이 남아, 극장을 떠난 뒤에도 머릿속에서 그 장면들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뿐 아니라, 색다른 긴장감과 한국적인 이야기의 매력을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께 파묘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무서움 이상의 여운과 한국인이라면 여러 생각이 들게 하고 고민을 남겨주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