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혹은 퇴직을 고민하는 밤에 문득 생각나는 영화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패션 잡지사 '런웨이'를 배경으로 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예요. 단순히 예쁜 옷 구경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경기도 오산! 이 영화는 정글 같은 사회에서 어떻게 나를 지키고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아주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1. 앤디의 혹독한 사회생활 적응기
명문대를 졸업하고 기자가 되기를 꿈꾸던 앤드리아(앤디). 그녀는 얼떨결에 모든 여자들의 로망인 패션지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의 비서로 채용됩니다. 하지만 패션의 '피읖'자도 모르는 앤디에게 이곳은 지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편집장인 미란다는 숨 쉴 틈 없는 업무 지시와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출간되지도 않은 해리포터 원고 구해오기 등)을 던지며 앤디를 몰아붙입니다.
초반부의 앤디는 우리 사회초년생들의 모습과 참 닮아있어요. "난 열심히 하는데 왜 다들 나한테만 그래?"라며 억울해하고, 패션을 가벼운 허영이라 무시하며 자신의 실수를 정당화하죠. 이때 선배 나이절이 날리는 일침은 정말 명대사입니다. "넌 노력하는 게 아니야, 징징대는 거지." 이 말은 앤디(그리고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줍니다. 내가 이 일을 우습게 보면서 어떻게 성공하기를 바라느냐는 따끔한 경고였죠. 이 과정을 통해 앤디는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업계의 언어를 배우고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파악하는 '프로'의 태도를 갖추기 시작합니다. 앤디가 촌스러운 니트를 벗고 샤넬 부츠를 신으며 런웨이의 전경을 걷는 장면은, 그녀가 드디어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었음을 보여주는 짜릿한 변신의 시작이었습니다.
2. '세룰리안' 블루가 주는 교훈: 사소한 것은 없다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미란다의 '세룰리안 블루' 독설 장면일 거예요. 두 개의 비슷한 파란색 벨트 사이에서 고민하는 스태프들을 보며 비웃는 앤디에게, 미란다는 그 파란색이 어떻게 수많은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그녀의 저렴한 니트까지 오게 되었는지 그 역사를 읊어줍니다. 이 장면은 전율이 돋을 만큼 강렬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소비하는 것들, 혹은 우리가 사소하다고 무시하는 업무 하나하나에도 수많은 사람의 열정과 자본, 그리고 치열한 선택이 담겨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거든요. "패션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산업을 담고 있다"는 미란다의 자부심은, 우리에게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줍니다. 앤디는 이 사건 이후로 달라집니다. 66사이즈라고 무시당하던 그녀가 4사이즈 옷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미란다의 불가능한 요구를 척척 해내는 모습은 단순히 '독해진 것'이 아니라 '일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악마 같은 상사일지라도, 그 밑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과정이 결국 앤디를 유능한 인재로 성장시킨 셈이죠.
3. 파리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질문
영화의 후반부, 앤디는 드디어 그토록 꿈꾸던 파리 패션위크에 동행하게 됩니다. 선배 에밀리의 자리를 뺏었다는 죄책감도 잠시, 그녀는 미란다의 인정을 받으며 승승장구하죠. 하지만 그 화려한 정상에서 앤디가 목격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오랜 동료를 배신해야만 하는 미란다의 고독과 비정한 현실이었습니다. 차 안에서 미란다가 앤디에게 던진 한마디, "넌 나와 닮았어(You remind me of myself)"라는 말은 앤디를 멈춰 서게 만듭니다. 성공을 위해 소중한 사람들을 외면하고,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는 삶이 정말 자신이 원하던 길인지 자문하게 된 것이죠.
결국 앤디는 화려한 파리의 거리에서 미란다의 전화가 걸려 오는 휴대폰을 분수에 던져버립니다. 이 장면은 도망이 아니라 '주체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미란다의 세계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능력을 증명했기에, 이제는 '나만의 런웨이'를 찾아 떠날 용기를 얻은 것이죠. 영화 마지막,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미란다가 차 창밖의 앤디를 보며 살짝 미소 짓는(듯 마는 듯한) 장면은, 두 사람이 서로를 진정한 '프로'로 인정했음을 보여주는 최고의 엔딩이었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시간이 지나서 볼수록 더 많은 것이 보이는 영화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앤디를 괴롭히는 미란다가 미웠지만, 다시 보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매 순간 전투처럼 살아온 미란다의 고단함에 마음이 쓰이기도 하죠.
여러분은 지금 어떤 옷을 입고, 어떤 길을 걷고 계신가요? 혹시 지금의 업무가 나랑 맞지 않는 것 같아 괴롭다면, 앤디처럼 일단 그 세계를 정면으로 마주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 끝에 휴대폰을 분수에 던질지, 아니면 최고의 자리에 오를지는 오롯이 여러분의 선택일 거예요. 오늘 하루도 각자의 일터에서 '나만의 스타일'을 지켜나가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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