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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단짠단짠한 영화 오만과 편견 후기

by 이제는 2025. 12. 19.

 

 

 

안녕하세요~ 오늘은 가을바람이 살랑일 때, 혹은 비 오는 날 창가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보기 딱 좋은 영화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조 라이트 감독의 <오만과 편견>입니다. 사실 '고전 로맨스'라고 하면 자칫 따분할 것 같다는 편견(Prejudice)을 가질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다릅니다. 영상미, 음악, 그리고 심장을 간질이는 남녀 주인공의 심리전까지... 200년 전 이야기가 왜 아직도 우리를 설레게 하는지 지금부터 파헤쳐 볼게요!

 


1. 첫인상의 시작


영화의 시작은 18세기 영국 저택의 평화로운 풍경을 비추지만, 그 속의 공기는 아주 뜨겁습니다. 지적인 영혼을 가진 '엘리자베스 베넷'과 엄청난 재력가지만 사교성이 빵점인 Mr. Darcy의 첫 만남은 그야말로 최악이었죠. 다아시는 엘리자베스를 두고 "그럭저럭 봐줄 만하지만 내 흥미를 끌 정도는 아니다"라는 망언(?)을 내뱉고, 엘리자베스는 이를 듣고 그를 세상에서 가장 재수 없는 남자라고 단정 짓습니다. 여기서 영화 제목의 의미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다아시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신중함 때문에 타인에게 차갑고 '오만한(Pride)' 모습으로 비춰졌고, 엘리자베스는 그 짧은 단면만 보고 그를 오해하는 '편견(Prejudice)'에 빠지게 되죠.
우리의 일상도 그렇지 않나요? 우리는 너무나 쉽게 타인을 한 줄의 문장으로 정의해버리곤 합니다. 영화는 이 두 사람이 서로의 껍데기를 한 꺼풀씩 벗겨내고 그 안에 숨겨진 진심을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을 아주 세밀하게 그려냅니다. 빗속에서 터져 나온 첫 번째 고백 장면은 그 서툰 감정들이 충돌하는 명장면 중 하나인데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아주 열렬히!"라고 외치면서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은 서툰 사랑의 시작을 아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2. 대사보다 강렬한 텐션과 손끝의 떨림


조 라이트 감독의 연출력은 이 영화를 단순한 로맨스 영화 이상의 예술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카메라 워킹이 정말 환상적이에요. 무도회 장면에서 두 주인공이 춤을 출 때, 주변 사람들은 모두 사라지고 오직 단둘만 남은 듯한 연출은 그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깊이 빠져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표현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절대 잊지 못하는 장면이 있죠? 바로 다아시가 엘리자베스를 마차에 태워준 뒤, 차마 만지지 못한 감정을 억누르듯 손을 쫙 펴며 걸어가는 뒷모습입니다. 대사 한마디 없었지만, 그 짧은 손동작 하나에 다아시의 긴장감과 설렘이 모두 담겨 있어 많은 관객의 심장을 폭격(?)했었죠.
또한, 영국 전원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담은 영상미와 다리오 마리아넬리의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은 영화의 품격을 한층 높여줍니다. 새벽녘 안개를 뚫고 걸어오는 다아시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유화 같아서, 로맨틱한 분위기에 취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이보다 더 완벽한 영화가 없을 거예요.

 


3. 나답게 살고 싶은 여자와 나를 바꾸게 한 남자


사실 이 영화는 단순히 '신분 상승 로맨스'가 아닙니다. 18세기라는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지키려는 여성, 엘리자베스의 성장기이기도 합니다. 돈을 위해 사랑 없는 결혼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했던 시대에, 그녀는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경할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하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습니다. 그런 엘리자베스의 당당함은 오만한 다아시를 변화시킵니다. 다아시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자신의 오만함을 반성하고, 그녀의 가족들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며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랑'이 무엇인지 증명하죠.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됩니다. 편견을 버린 여자와 오만을 버린 남자가 안개 낀 들판에서 재회할 때, 그들이 나눈 진솔한 대화는 진정한 사랑이란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을 위해 변화할 수 있는 용기'라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최측근 가족인 아빠가 엘리자베스의 말을 듣고 감동하는 장면도 잊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에 다아시가 "미세스 다아시"를 반복하며 속삭이는 장면은 그 모든 긴 여정의 끝을 알리는 최고의 달콤함을 선사합니다.

<오만과 편견>은 볼 때마다 새로운 영화입니다. 어릴 땐 그저 로맨틱한 장면에 설렜다면, 어른이 되어 다시 보면 사람 사이의 관계와 소통의 어려움, 그리고 진실한 마음을 전달하는 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거든요.
여러분은 지금 누군가에 대해 단단한 '편견'의 벽을 쌓고 있지는 않나요? 혹은 자신의 '오만' 때문에 소중한 인연을 놓치고 있지는 않나요? 이번 주말,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와 함께 그 벽을 허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사랑은 어쩌면 우리가 가장 싫어했던 사람의 의외의 모습에서 시작될지도 모르니까요.